1950년대 프랑스를 시작으로 영화계에 큰 바람이 불게 됩니다.
누벨 바그, 새로운 물결이라는 뜻에 영화를 감독의 예술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작가주의'라는 말이 처음 유행하게 되는 시점이기도 한 이 시기는 우리가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고 어떻게 봐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하게 됩니다.
1. 작가주의란?
작가는 무언가를 쓰는 사람을 말합니다. 스토리 창작의 가장 기초는 결국 이야기를 쓰는 것에 있습니다.
영화는 시나리오, 연극은 희곡 거기에 소설, 시 등등 스토리텔링은 이야기를 쓰는 것에 시작하는 것이죠.
스토리가 글로 쓰여져도 각 예술마다 나오는 결과물은 다르게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영화입니다.
누벨바그는 상업적으로 공장에서 찍어져 나오는 미국 영화에 큰 반발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자동화가 되어있는 지금 공장과는 다르게 당시의 공장은 기계보다는 사람이 컨베이어 벨트 앞에 앉아 자기가 맡은 바를 반복적으로 수행하여 똑같이 생긴 물건들을 대량 생산하는 것을 말했죠. 영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관객들에게 인기가 많던 장르, 스토리, 배우들을 영화에 넣어 비슷한 영화들이 대량으로 생산되어 왔던 것이죠.
누벨바그는 이런 영화들을 예술이 아닌 오로지 상업이라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나오게 된 개념이 바로 작가주의입니다.
감독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든 영화들을 찬양하면서 이런 영화들만이 예술이라고 대놓고 말해버린 것이죠.
작가주의는 결국 감독이 자신의 철학과 신념, 개성을 넣어 이전과는 완전하게 다른 영화들을 내놓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2. 작가주의를 대표하는 감독
작가주의를 가장 대표하는 감독으로는 알프레드 히치콕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유행하던 서부극, 일본에서 유행했던 사무라이, 전쟁 이후 자신의 신념을 숨긴 채 영화를 만들었던 여러 유럽 국가들의 감독들까지 재밌지만 내용이 없는 영화들이었습니다.
작가주의로 인해 인정받기 시작한 감독들은 그 당시에는 B급 감독들로 유명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장르, 신인 배우,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까지 자신의 스타일대로 영화를 찍으려고 했지만 영화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영화들이었습니다.
장르적으로 당시 가장 자신의 스타일대로 찍었던 감독이 바로 알프레드 히치콕입니다.
서스펜스의 거장이라고 불렸던 히치콕은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영화를 표현하는 작가주의 감독입니다.
- 서스펜스나 공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맥거핀
- 줌 인과 달리 아웃을 통해 인물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표현한 현기증 기법
- 쁠랑세캉스, 롱 테이크 씬
- 지금은 드론으로 찍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버즈 아이 뷰에서 인물들에게 천천히 다가가는 샷
촬영과 편집 기술이 없어도 연출이 모든 것에 관여하며 영화를 만들어내는 진짜 영화를 감독이 쓰는 작가주의입니다.
히치콕에 대한 이런 이야기는 트뤼포와 히치콕이 했던 인터뷰에서 더 많은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3. 작가주의로 영화를 보는 방법
누벨바그 이후 완전한 작가주의는 사랑받지 못합니다.
지금 날에 영화가 상업과 예술이 반반씩 들어간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지만 모두에게 사랑받는 영화가 없듯이 자신의 스타일대로만 영화를 찍으면 관객들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생기거나 영화가 재미가 없어 사랑받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대한민국에서 완전한 작가주의를 실천하고 있는 감독은 대표적으로 이창동 감독님과 홍상수 감독님입니다.
시도 떼도 없이 갑자기 들어가는 줌인, 스토리랑 상관없이 지나가는 고양이를 편집 없이 영화에 넣는 경우가 홍상수 감독님 영화에서 한 번씩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감독들이 자신의 스타일대로 영화를 찍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영화는 감독이 만들어내는 작품입니다. 감독의 연출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다른 요소들은 그 연출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합니다.
상업적인 부분과 감독의 작가주의 부분이 합쳐진 영화들이 관객들에게도 사랑받으며 그 안에 있는 예술성도 인정받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대표적으로 봉준호 감독님이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에 물음표를 던지면서 그 문제에서 발생하는 부분을 영화내 캐릭터들을 통해 보여주는 영화들인 것입니다.
작가주의로 영화를 보는 방법은 영화를 하나의 영화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닌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의 모든 영화들을 보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창동 감독님의 버닝을 보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창동 감독님이 만드셨던 <초록물고기>, <오아시스>, <밀양> 등등을 보고 감독님의 스타일을 기초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결이 있습니다. 한 감독이 만든 영화에서 완전히 다른 감독이 만든 영화처럼 나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 결을 파악하는 것이 바로 작가주의로 영화를 보는 방법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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